명품과 소비

요 근래,
‘명품 좋아하세요?’
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.

우선 답만 말하자면,
“(물론) 좋아한다.”

하지만, 그 속에는
보다 복잡미묘한 심리가 담겨 있다.

일단 밝혀두자면
나는 아직 고가의 명품을
편하게 살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.

매달 정해진 생활비로
생계를 유지하는 비루한 유학생.
육첩방은 남의나라

게다가
명품이라면 무조건 OK 라고도
생각하지 않고.

그런데 왜 이런 오해가 생기는가.
이미지메이킹덕분입니다

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
하나하나 살펴보면 은근 “메이커”다.
그 중엔 물론 명품도 있다.
(물론 반클리프아펠이나 위블로 같은 레알 명품 말고…)

명품만 골라서 산 건 아닌데,
결과적으로 이렇게 돼 버렸다.

그런데 내가 물건을 사는 과정을 보면
날 조금 이해해줄 수도 있겠다.

나름 변명을 해보자면,
명품은 주로
오래쓰려고 사는 것이 많다.

굵직굵직한 것들.
지갑이나 캐리어가 그렇다.
한 번 사면 적어도 5년은 생각하고 산다.

난 물건을 깨끗하게 쓰는 편이라서
연식이 좀 돼도 겉보기엔 깔끔해 보인다.

게다가 요즘엔,
공장에서 만든 명품보다 가죽공방에 직접 주문해서
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들을 구입하기도 했다.
여권지갑이나 카드지갑.

물론 보통의 물건보다는 좀 더 비싸지만,
내가 원하는 디자인 주문이 가능하고,
딱 원하는 모양이 만들어진다.

그 동안 물건을 사면서 느낀 건,
싸다고 마음에 안드는 걸 사면,
잘 안쓰고 후회가 남는다는 것이다.

그래서 난 물건을 사기 전에
상당히 까다로운 고객이 된다.

중요한 물건을 살 땐
고민하고 고민하고 최저가 검색을 해보고, 비교해보고,
오프라인 매장가서 몇 번이고 만져보고
꿈에도 나올 정도가 되면 산다.
이러고도 병행수입으로 사는건 함정
(소위 ‘명품’ 이라는 물건들을 살 때 이렇다.)

물건에 따라서는
100엔 샵이나 중고로 사도 충분한 것이 있고,
명품을 사야 만족스러운 것도 있다.

말로 설명하긴 좀 어렵지만,
이 모호한 경계를 내 나름대로 판단하는 것도
쇼핑의 재미 중 하나!

근데 중요한 건,
가격을 비교하고 검색하는 과정은 내 안에만 있지
남들한테 보여지지는 않아서기업비밀이니까

‘명품만 좋아한다’ 혹은 ‘비싼 것만 좋아한다’, ‘허세를 부린다’ 등의
오해를 받는 것 같다.

뭐, 나야 그렇게 봐 주면
나쁠 거야 없지.
내가 쫌 있어보이나봐하하하

가격을 떠나,
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서 오랫동안 잘 쓰면
그게 절약이 아닌가 싶다.

명품이든 싸구려든.

20140818